2018년 7월 인도 동부 자르칸드주 란치에서 발생한 이른바 ‘사랑의 선교회 영아 매매 사건’은 국제적으로 존경받아 온 가톨릭 자선단체의 신뢰와 종교기관 복지 운영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란치 자선 선교사와 관련된 두 여성, 코슐레니아 수녀와 아니마 인드와르는 7월 5일 지역 아동복지위원회의 조사 후 네 명의 아기를 팔았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 사건은 어떻게 드러났나
사건은 인도 아동복지 당국이 한 신생아 실종 신고를 접수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조사 결과, 란치에 위치한 가톨릭교회 산하 미혼모 보호시설이자 고아원인 ‘니르말 흐리다이’에서 태어난 신생아들이 정상적인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 가정에 금전을 받고 넘겨진 정황이 확인됐다.
인도 경찰은 2018년 7월 초 해당 시설에서 근무하던 콘실리아 수녀와 직원 아니마 인드와르를 신생아 매매 혐의로 체포했다. 이 시설은 마더 테레사가 설립한 가톨릭 수도회 ‘사랑의 선교회(Missionaries of Charity)’가 운영하던 곳이다.
■ 드러난 불법 입양 정황
수사 당국에 따르면, 체포된 인물들은 최소 4건 이상의 사례에서 영아 한 명당 약 12만 루피(한화 약 180만 원 상당)를 받고 아이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입양 희망자들에게는 병원 치료비 명목으로 금액을 요구했으나, 실제로는 불법 거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 큰 충격은 일부 친모들에게 “아이가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허위 사실을 전달해 아이의 행방을 숨긴 정황까지 확인됐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개인 일탈을 넘어, 수년간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 가톨릭 교회의 대응과 논란
사건이 알려지자 인도 정부는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전국의 모든 아동복지시설에 대해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 사랑의 선교회 본부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현지 가톨릭 교계 일부에서는 수사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경찰의 강압 수사 가능성과 함께,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정부가 이번 사건을 기독교 단체 탄압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란치 교구 주교는 “전체 마더 테레사 조직이 범죄 집단처럼 취급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해당 시설에서 이미 2014년에도 유사한 의혹이 제기됐고, 당시 조사 자체가 무산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관리 부실과 내부 은폐 가능성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졌다.
■ 국제 사회의 반응과 파장
이번 사건은 인도 사회뿐 아니라 국제 언론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영국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이를 ‘아기 판매 스캔들’로 규정하며, 종교적 권위와 자선 이미지 뒤에 가려진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아동 인권 단체들은 종교 기관이 운영하는 복지시설에 대해서도 국가 차원의 엄격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가난한 미혼모와 신생아를 보호해야 할 시설에서 오히려 가장 취약한 존재들이 범죄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 사회적 분노가 컸다.
■ 무엇이 문제였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선의에 대한 무비판적 신뢰가 어떻게 제도적 공백을 낳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한다. 가톨릭 교회의 도덕적 권위와 국제적 명성 아래 운영되던 시설이 외부 감시 없이 장기간 운영되면서, 법과 윤리를 벗어난 행위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선교 현장에서 종교 단체가 수행하는 복지 활동은 현지 정부의 관리 체계 밖에 놓이기 쉬워, 인권 침해와 범죄가 은폐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남은 과제
사랑의 선교회 영아 매매 사건은 특정 개인이나 단일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종교 기관이 수행하는 자선과 복지 활동 전반에 대한 구조적 점검의 필요성을 드러낸 사건이다. 신앙과 선의가 법과 제도 위에 설 수는 없다는 점, 그리고 투명한 운영과 외부 감시가 오히려 종교의 신뢰를 지키는 길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 이후 가톨릭 교회가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정리하고 제도적 개선에 나설 것인지는, 종교 자선의 미래 신뢰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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